안녕하세요. 크러켓입니다.
경제부문에서 3월에 가장 핫했던 이슈 중 하나는 "쿠팡의 뉴욕증시(NYSE) 상장"입니다. 쿠팡은 뉴욕증시에 상장하자마자 주가가 급등하며 많은 돈을 쓸어담았습니다. 또한, 미국 내에 성조기와 태극기가 함께 걸리며 방송에 나왔습니다.
쿠팡의 상장 소식에 국내의 스타트업은 기뻐하고 있습니다. 최근 독일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을 인수하기 위한 과정에 있고, 미국의 매치그룹은 하이퍼커넥트(소개팅 어플 '아자르' 운영)을 2조원에 인수했습니다. 이를 보면, 스타트업들의 엑시트 전략이 성공적으로 먹히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스타트업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이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2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쿠팡 미국 증시 상장 추진, 한국 유니콘 기업의 쾌거"라며 글을 올렸습니다. 한때, 쿠팡은 시가총액 134조원으로 국내 기업 중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2021.04.20일 기준 87조원).
"'한국 이미지를 이용해 비판받는 쿠팡"
하지만 쿠팡이 국내 기업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습니다. 이는 크게 3가지 이유를 들 수 있습니다.
첫째. 쿠팡의 본사는 미국 델라웨어주에 있습니다. 일단 쿠팡의 연결감사보고서을 살펴보겠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영업하는 것은 "쿠팡 주식회사"입니다. 쿠팡 주식회사의 지배기업은, 미국 델라웨어주에 있는 "Coupang, Inc."입니다. 미국 델라웨어주는 기업의 등록이 쉽고, 세금 혜택 등 기업에 유리한 점들이 많아 이곳에 세계 여러 기업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둘째. 쿠팡의 이사회는 한국이라기보다는 다국적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6명 중 2명만이 한국인이고 나머지는 외국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셋째. 쿠팡의 지분구조를 살폅조면 미국, 일본의 투자를 받은 다국적 기업입니다. 쿠팡은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일본)이 39.4%, 그린옥스캐피탈(미국) 19.8%, 매버릭홀딩스 7.7%, 닐 메타(개인주주) 19.8%이다. 참고로 닐 메타는 그린옥스캐피탈의 창업자이자 비상임이사입니다.
즉, 쿠팡 주식회사는 본사는 미국에 있고, 미국과 일본 투자를 받으며, 한국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다국적 기업'이라고 봐야 합니다. 사실 요즘같이 기업의 국경이 존재하지 않는 시대에서 한국 국적인지 아닌지 따지는 것은 사실상 무의미합니다. 하지만 쿠팡이 비난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애국마케팅'을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뉴욕증시에 상장할 당시, 태극기와 성조기가 같이 걸리며, 김범성 쿠팡 의장도 자랑스러운 한국 기업이라고 말하며 '한국'을 강조했습니다. 사실 한국 기업임을 강조했으면 코스피나 코스닥에 상장을 하는 게 맞지만, 더 큰 시장에서 많은 투자를 받기 위해 뉴욕 증시에 상장했기 때문에 앞과 뒤가 맞지 않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내에서 쿠팡의 문제점 4가지"
쿠팡이 '한국' 이미지를 이용해 애국마케팅을 펼치는 것 외에도 많은 문제점들이 있습니다. 택배기사들의 근로환경, 판매자들에 대한 갑질 논란 등 여러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저는 크게 4가지 문제점을 제기하고자 합니다. 내용 출처는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를 정리한 것입니다.
1. 판매자들에게 최저가를 강요하는 "아이템위너"
쿠팡에는 아이템위너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아이템위너 제도란, 비슷한 상품을 판매하는 셀러가 여러 명 있을 때 가격과 고객 만족도 등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셀러의 판매 물품만을 노출해주는 제도입니다. (주7)을 보시면, 쿠팡에서 특정 제품을 구매할 때 가장 싼 제품을 가장 먼저 보여주고, 다른 셀러가 파는 상품을 보기 위해서는 다른 판매자 보기(8)을 한 번 눌러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네이버 쇼핑에서는 한눈에 여러 상품의 가격을 쉽게 비교할 수 있습니다. 보통 소비자들은 한 번 눌러서 가격을 다시 비교하기보다는 한 눈에 상품을 비교할 수 있는 것을 선호합니다. 즉, 쿠팡에서는 다른 판매자의 가격을 확인하는 소비자가 적을 것이고, 최저가로 판매하는 상품을 바로 구매하는 경우가 대다수일 것입니다.
이런 아이템 위너 제도는 많은 셀러들이 최저가 경쟁을 하도록 강요합니다. 여기에 더해 더 큰 문제점은 제품을 더 싸게 판매하면, 원래 판매자가 사용한 사진과 내용 그리고 구매자들의 구매후기가 더 싸게 올린 셀러에게 권한이 옮겨진다는 것입니다. 이를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 (주9)를 살펴보겠습니다.
(주9)를 보시면, 기존 판매자의 광고문구와 사진이 새 판매자에게 전부 넘어갔습니다. 기존 판매자가 광고문구와 사진, 구매후기를 되찾기 위해서는 새 판매자가 판매하는 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판매해야 합니다. 결국, 판매자들은 최저가로 판매할 수 밖에 없는 시스템에서 경쟁하고 있는 것입니다.
판매자가 쿠팡과 맺은 계약을 맺은 약관을 살펴보면, 위 사례의 내용들이 있습니다. 판매자들은 잘 몰랐다가 결국 피해만 보며 적자를 보는 사업을 할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주11)처럼 서로 상품명과 대표 이미지, 후기와 문의 권한을 되찾고자 끊임없는 최저가 경쟁이 발생하고, 그 손해는 결국 판매자들이 부담하게 됩니다.
2. 배송은 로켓배송, 정산은 굼뱅이 정산
쿠팡에서 판매자들이 정산을 받기 위해서는 약 4~50일 정도 기다려야 합니다. 4주 뒤에 70%를 정산받고, 다다음날 1일에 나머지 30%를 정산받는 구조입니다. 배송은 로켓배송으로 하루도 안 걸리지만, 정산은 2개월 정도 걸리는 것입니다.
결국 판매자들은 제때 돈을받지 못해 흑자도산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물건을 다 팔아서 수익을 냈지만, 정산받지 못해 정산받을 때까지 새로운 상품을 사는 데 필요한 돈이 부족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 사이에 광고료, 직원급여 등도 지급하지 못하게 됩니다.
쿠팡은 이에 대해 '재고 부담'이라는 문제가 있어서 정산이 늦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오픈마켓과 달리, 쿠팡은 판매자로부터 물건을 직접 구매해 창고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또한, 반품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반품기간이 지날 때까지는 아직 수익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주15)를 보면, 선수수익이 19년도에 비해 20년에 약 2배 증가하였습니다. 고객들에게 받은 돈을 반품기한까지 보관하고 있다가 반품기한이 지나면 수익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 기간이 지난 후, 판매자들에게 정산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거래 규모가 늘어남에 따라 선수수익이 증가하고, 판매자들이 받지 못하는 금액은 점점 더 커진 것입니다.
또한, 쿠팡이 이 기간동안 판매자들에게 꼼수를 부려 더 많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정산을 지급받을 때까지 돈이 급하게 필요한 판매자들을 대상으로 이자를 받고 정산을 미리 받는 제도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쿠팡은 국민은행과 함께 KB셀러론 상품을 내놓았습니다. 100만원을 미리 지급받고 하루 기준 130원씩 이자를 지불해야 하는 상품입니다,
만약 한 달 동안 100만원을 미리 지급받고, 이자를 지급할 경우 3,900원입니다.
- 130원X30일= 3,900원
자신의 돈을 제 기간에 정산 받지 못해 대출을 이용해서 이자까지 내가며 돈을 빌리는 상품이기 때문에 많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에 네이버와 11번가 등 경쟁업체는 쿠팡과 차별점을 보이기 위해, 빠른 정산 시스템을 선보였습니다. 경쟁업체의 빠른 정산 시스템 때문에 쿠팡의 정산 시스템의 문제점도 곧 해결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3. 쿠팡의 PB 상품 강화
다른 유통업체와 마찬가지로, 쿠팡도 자체 PB상품을 강화하여 사이트 상단 내에서 홍보하고 있습니다. 쿠팡의 대부분의 전략은 아마존을 토대로 만들어진 것인데, PB 상품도 아마존을 참고하여 만든 것입니다. 물론, 국내의 유통 대기업들도 PB 상품을 판매하고 있긴 합니다. 제조업체 영업에 악영향을 주고, 미투제품이 많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품질 낮은 제품으로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4. 라이더 수수료로 장난친 쿠팡이츠
기존 배달업체로는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이 선두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쿠팡이츠가 강남을 중심으로 배달시장에도 뛰어 들었습니다. 다른 배달업체의 경우, 여러 음식을 받아 순차적으로 배송합니다. 하지만 쿠팡이츠는 한 주문만 받고 배달하고, 한 주문만 받고 배달합니다. 그래서 음식 배송이 타 배달업체보다 빠릅니다.
사업 초기에 쿠팡이츠는 배달 1건당 3,100원이라는 수수료를 내걸고 라이더를 유인했습니다. 그 결과, 다른 플랫폼에 있던 라이더들이 쿠팡이츠로 넘어와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강남 일대에서 점유율을 올린 쿠팡이츠는 수수료를 갑자기 2,500원으로 낮춰버립니다. 한 주문만 받고 배달하는 쿠팡이츠 라이더들은 큰 손해를 보게 됩니다. 초기에 프리미엄을 얹어 라이더를 유혹했으나, 어느 정도 기반이 만들어지자 라이더들과의 신뢰를 깨드린 겁니다.
뉴욕증시상장을 통해 얻은 투자금을 재투자해 문제점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쿠팡의 뉴욕 증시 상장부터 시작해 국적 문제, 4가지 논란을 다뤄봤습니다. 쿠팡은 영업적자에도 불구하고, 매해마다 매출과 당기순이익 성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뉴욕 증시에 상장하며 얻은 투자금을 바탕으로 위 문제점들을 해결한다면, 더 좋은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 경영진과 투자자들의 배만 불리는 기업이 아닌, 쿠팡 내에서 일하는 직원, 협업하는 판매자, 소비자들과 같이 성장하는 기업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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